작가 김혜진
전에 Rain – Ryuichi Sakamoto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적은 적이 있다. 그 글에는 아주 짧지만은 않은 음악에 관한 기억이 담겨 있지만 사실 그 사람은 내게 글을 쓰고 그림 그리던 모습으로 더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혜진 선배는 날적이라고 불리우던 동아리 노트에는 항상 마법사를 닮은 작은 캐리커쳐로 자기의 흔적을 남기곤 했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하냐고 묻는 것조차 실례가 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당시엔 할일 많고 몸 바쁜 편집장이기도 했고, 또 정치외교학이라는 다소 무미건조한 학문을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웅크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마음이 맞아 한학기 동안 같이 들었던 정치사상사 수업에서 그는 ‘연극‘으로 노직과 롤즈를 담아내는 의외성으로 나를 놀래켰다. 자주 만나는 사람인데도 이런 모습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아동문학 작가. 사실 앞의 수식어는 직업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방해가 되지 못한다.
그는 자기가 맡은 일에서 항상 가장 훌륭한 평가를 받던 사람인데도 도무지 자랑하는 법이 없었다. 아, 딱 한번 내게 그런 느낌이 담긴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자랑이라고 해야 할진 도무지 모르겠다. 미카엘 엔데에게 편지를 보내본 적이 있다고. 하지만 그때 그 눈빛에는 정말 닮고 싶어한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사람의 그것이 담겨 있었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그래서 나는 참 기쁘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쓴 글이라면 분명 다른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의 인터뷰
- 최근에 나온 그녀의 책 : 아무도 모르는 색깔
- 가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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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참 멋진 선배네요.
선배라고 하셨길래 나이가 꽤 많을거라고 생각했는데(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이년 차이의 선배와 친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나이가 꽤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더 이상하긴 하지만요), 여전히 꽤 젊은, 아니 젊다기 보다는 이제 막 출발점에 선 청년작가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 )
벌써부터 자기 세계(이번에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썼다니)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혜진씨가 문득 부럽기도 하네요. 이것도 비교 컴플렉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ㅎ
2009. 01. 28.#
가즈랑
사실은 저하고 나이차이가 안납니다. ㅎㅎ 제가 재수를 했기 때문에 선배라는 호칭이 그냥 익숙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른 나이에 벌써 한 세계관을 만든 점은 참 부럽죠. 아마 오랫동안 꿈꿔오던 것일텐데 기회가 와서 꿈을 펼쳐보이는 점도 그렇고요. 나중에 책 사들고 가서 싸인 받아오려고요. ^^
2009. 0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