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pattern, 새로운 시작

2009. 01. 18.

도메인

사실 이전 블로그와 외양면에서는 크게 차이는 없지만, 내부는 퍽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선 도메인이 바뀌었고, 블로그툴을 텍스트패턴으로 바꿨습니다. 도메인은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에 걸렸던 것인데, pe.kr이 기억하기 어렵고 인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pe.kr 주소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죠. 주소보다는 북마크나 링크를 통해서 많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니까요. 하지만 .net으로 바꾼 것은 재미삼아 블로깅을 시작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제 좀 길게 달리기 위한 준비의 하나라고 할까요. 그리고 .net이 갖는 본래의 network이라는 의미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블로깅을 하는 동안 어떻게든 이 network의 모퉁이에 자취를 남기게 될테니까요.

Textpattern

텍스트패턴은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용자가 일단 아주 적으니까요. 그리고 텍스트패턴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듯이 블로깅만을 위한 툴이라기보다는 범용의 CMS의 성격이 큽니다. Flexible-Elegant-Easy to use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 툴이지만 솔직히 워드프레스사용자라면 처음에 느끼기에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이건 워드프레스에서 쓰이는 용어와 개념들이 전혀 다르게 쓰이기 때문이라서 그렇지 일단 그 용어와 체계에 익숙해지면 훨씬 ‘이해하기‘ 편합니다. 저는 PHP를 모르지만 PHP가 곳곳에 들어있는 워드프레스 테마를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어딘가에서 에러가 날까봐 불안했고, 또 이리저리 긁어온 코드들은 이해해서 응용하기에 너무 어려웠습니다. 텍스트패턴에서는, 복잡한 PHP코드들 대신에 그것들을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마크업 언어 Textile로 바꿔서 처리합니다. 컴퓨터에게 ‘쉬운 말‘로 ‘어려운 일‘을 시키는 셈이지요. 덕분에 PHP코드를 전혀 쓰지 않고도 새 블로그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Textile은 어렵지 않습니다. me2day에서 많이 쓰이는 링크를 거는 방법이 바로 Textile의 링크연결 방법과 같습니다. 굵게 하려면 *(asterisk)로 글자를 감싸면 되고요.

하지만 이런 점들도 다 좋았지만 더 제 마음을 끌었던 것은 Textpattern의 단순함 추구 때문입니다. 제가 볼때는 TXP의 개발자들이 좀 고집이 있는 듯합니다. 트랙백 기능도 스팸을 막기 위함이라고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심지어는 테마 기능도 공식적으론 지원하지 않는다 (FAQ 참조)고 말하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 사용자였던 제가 느끼기엔 최소한의 핵심적인 기능만큼은 충실히 한 툴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텍스트패턴을 쓰다 불편(?) 혹은 이런 저런 이유로 워드프레스로 많이 돌아갔습니다. 워드프레스의 빠른 개발속도와 편리함, 그리고 많은 사용자 등이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제야 속까지도 미니멀리즘에 걸맞는 툴을 만난 느낌입니다. 아주 간결한 관리자 화면에서 글을 쓰고 있으니, 기분도 한결 가볍습니다. 개별 페이지 로딩 속도 또한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빠릅니다.(동일한 호스팅 서버상에서)

앞으로

텍스트패턴의 로고는 돌을 깎는 치젤러(조각가)의 모습입니다. TXP의 개발자들은 워드프레스처럼 새로운 기능 추가에 재빠르지 않습니다. 남이야 뭘하든 고독하게 자기할일 하겠다는 이 로고를 좀 닮은 거 같습니다. 그런데 어제 버그하나를 게시판에 올렸더니 하루만에 개선된 버전을 작업해놨더군요. DB백업만 잘 해둬서 날려먹지만 않는다면 예전 워드프레스를 쓸 때보다 훨씬 오래, 또 즐겁게 블로깅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TXP로 블로그를 다시 만드는데 제게 도움을 많이 준 분은 wystan입니다. 정말 적은 수의 텍스트패턴 블로거들 가운데 이 툴의 가능성을 가장 잘 알고 계신분이 아닐까 합니다. “wystan의 작은 이야기들“블로그에는 텍스트패턴과 Textile, 그리고 CSS에 대한 깊이있는 글이 많습니다. 공개해주신 TXP 테마는 그 자체로 많은 공부가 되었고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구를 가지고 다시 시작하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첫 글을 적던 때의 기분을 다시 조금 느껴봅니다.

이전 블로그에 적은 마지막 글을 못보신 분도 계시겠네요. 그 글을 적고 난뒤에 금방 피드버너를 새주소로 연결했기 때문이죠.

- 가즈랑

Textpattern, 새로운 시작 & 대화들

  1. 맙소사, 워드프레스는 테마 수정할 때 PHP 코드도 써야하나보군요(…)
    새로운(?) 블로그에도, 반갑습니다 :)

    2009. 01. 18.
  2. polarnara // 구조를 그대로 놔두고 CSS만 건드릴 경우는 그럴 필요없지만, 좀 복잡한 기능을 구현하려면 수정해야하더라고요. 써본 적은 없지만 텍스트큐브도 TXP처럼 마크업만으로도 가능한가 보네요. 그러면 사용자 입장에선 아주 편하죠. 새 블로그에도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9. 01. 18.
  3. pe.kr. 블로그는 계속 유지가 되는건가요?
    아니면 도메인 만료시점 전에 글들을 여기로 옮겨오시는 건가요?
    궁금하네요. ㅎ

    암튼 새로운 출발을 축하드립니다. : )

    2009. 01. 18.
  4. 오호! 겉은 똑 같아서 몰랐는디 엄청난 변화가 있었근영. 확실히 무쟈게 빠르긴 빠르구만요. 페이지가 확확 넘어가구만요. 지도 요거 한번 깔아보고 살펴봐야겠구만요.

    2009. 01. 18.
  5. 3년 전에 텍스트패턴 테마를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참 마음에 들었었어요. 이렇게 텍스트패턴을 다시 마주하게 되니 새삼 좋네요

    2009. 01. 18.
  6. 민노씨 // pe.kr은 3월에 도메인과 호스팅 모두 끝나는데요..지금 새로운 이곳 블로그에 예전글과 답글들을 모두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사실 언제 끝나더라도 그건 중요하진 않게 되버렸어요. 감사합니다. :)

    너바나나 // 너바나나님도 스킨을 바꾸셨더라고요. 속을 바꾸고 예전 테마로 연결하는 것이 참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로웠는데 그래도 해놓고 나니 뿌듯합니다. 속도는 덤으로 얻은 거 같아서 좋고요.

    펭도 // 제가 텍스트패턴을 알아보려고 들르던 중에 검색으로 피패러다임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인데, 그때 벌써 테마를 만드셨었다니 대단하기도 하고…저도 반갑습니다. :)

    2009. 01. 19.
  7. 도메인도 바꾸시고, 블로그툴도 바꾸시고… 텍스트패턴이 가즈랑님의 깔끔한 테마와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아 매우 보기 좋습니다. :D
    ‘새로운 시작’ 축하드립니다. :)

    2009. 01. 19.
  8. 늘 제 블로그에 오셔서 글 남겨 주셨지만 저는 무관심 했었네요.
    죄송.. :-> 그래서 올해는 여러 곳을 들러 보려고 합니다.

    저도 이렇게 단순한 형태의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요렇게 꾸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축하 드리며 더욱 더 좋은 블로그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09. 01. 20.
  9. Ruud // 옮기는데 시간도 좀 걸리고 힘도 들었는데 이런 축하글을 들으니 기분이 무척 좋네요. 고맙습니다.

    미닉스 // 미닉스님의 글은 어떤 곳에 담겨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 블로그에서 만나서 저로선 영광입니다. ^^

    2009. 01. 20.
  10. 정말 겉모습이 똑같아서 몰랐어요. @.@
    이전, 축하드립니다. :)

    2009. 01. 21.
  11. 워드프레스로 옮겼다면 편했을텐데 다른 툴, 특히나 텍스트패턴으로 옮기려니 힘들었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2009. 01. 21.
  12. 도메인 이름도, 새로운 툴도 참 좋군요. 오랜만에 .net 도메인을 봐서 새삼 반갑습니다. 시도해 볼 일들이 있어서 티스토리와 다소 복잡한 테마를 쓰고는 있지만 저도 단순한 툴과 테마로 넘어올 틈을 엿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나저나 블로그 이전이 보통일이 아닌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으셨는지 모르겠어요.^^

    2009. 01. 23.
  13. 바쁠 때에는 테마에도 신경쓰기가 쉽지 않죠. 저는 시간이 나는 주말에 집중적으로 밤늦게까지 작업을 했었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툴에 적응하려니 시간이 좀더 걸렸습니다. 그래도 이 툴로 옮긴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열정이라고 표현해 주셔서 고마울 뿐이네요..^^

    2009. 01. 23.
  14. #

    두오

    열정!! 맞는 것 같은데요.
    저도 오랜만에 가즈랑님 글 보니 반갑습니다. :-)

    2009. 01. 24.
  15. 두오님도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블로그에서도 그사람의 매일매일이 언뜻 보이나봅니다. 요즘 뭔가 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2009. 01. 25.
  16. 새로운 시작, 축하드립니다.

    한참 늦게 댓글을 쓰고 다시 들어와 보니 “태그 구름” 페이지가 이제서야 눈에 띄네요.
    텍스트패턴이 가즈랑님을 만나서 빛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

    2009. 01. 27.
  17. wystan // 그런 말씀 해주시니 힘이 납니다.
    Textpattern이정말 좋은 툴이라는 생각이 가면갈수록 강해집니다. 특히 워드프레스의 php 템플릿 파일들을 열어봤을때 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2009. 0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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