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 - Ryuichi Sakamoto

2007. 07. 29.

모든 게 신기하기만 했던 1학년 시절, 같은 일을 하던 편집실 선배를 통해 들었던 음악.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춥고 딱딱하던 겨울 무렵의 편집실이 떠오르고, 안에서 같이 지냈던 그 선배도 기억 속에 있다. 그 사람 겉모습은 앳되 보였지만 속이 참 깊었는데,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것들은 모두 내게 별천지 같았다. 내가 재수를 했기 때문에 나이는 같았는데 도무지 동갑내기답지 않게 느껴졌고. 제대 하고 소식을 들으니, 그사람은 아동문학 작가가 되어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그 사람이 입선한 신문의 찬사 일색의 심사평을 읽고서는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던 군대에 있던 시간이 참 야속하게만 느낀 날도 있었지.

한참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학교 앞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예전 기억엔 한번도 색조 화장을 한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많이 꾸며서 먼저 알아보질 못해 간단한 인사만 하고 지나쳤다. 지금은 무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꼭 신문이든 방송이든 혹은 블로그스피어에서든 그 사람의 이름을 볼 것만 같다. 아, 그리고 그분은 연애를 한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만약 결혼을 했다면 누구와 했을지도 무척 궁금하다.

- 가즈랑

Rain - Ryuichi Sakamoto & 대화들

  1. :) Rain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중 하나랍니다. 왠지 비오는 날 본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D 2007. 07. 30.
  2.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 춥고 딱딱하던 겨울 무렵의 편집실이 떠오르고, 안에서 같이 지냈던 그 선배도 기억 속에 있다.

    정말 선명한 문장이네요. 음악 하나로 떠올릴 수 있는 추억 :) 2007. 07. 30.
  3. 제가 가지고 있는 앨범의 곡과 비교해보니 이 라이브 공연은 약간 빠르게 연주했네요. 듣고 있으면 좀 빨려드는 느낌이 듭니다. 비오는 날 커피 마시면서 들으면, 왠지 눈물이 날 듯도 한 곡이에요. 좋은 곡을 선곡하는 능력도 훌륭한 바리스타의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 ^ 2007. 07. 30.
  4. 이 곡을 들으면 그냥 저도 모르게 생각이 이어져 버립니다. 피아노 독주보다는 확실히 현이 들어간 곡은 깊이 파고드는 맛이 있어요.

    덧) 제가 기억하기에 답글에 태그를 사용한 블로거는 polarnara님이 처음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잘 되는군요.) 2007. 07. 30.
  5. 드라마틱하네요. : )
    [영웅 토토](우리나라 출시제목 : 토토의 천국)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2007. 07. 30.
  6. 음악과 함께 그 선배분과 함께 계셨다는 추운 겨울의 편집실을 상상 속에서 살짝 훔쳐보았습니다. 곡의 흐름 때문인지 제 스스로의 아릿한 추억들과 오버랩이 되어 묘한 정서를 불러 일으키네요. ^^; 오랜만에 음악감상 제대로 하고 갑니다. 2007. 07. 31.
  7. 말씀하신 영화가 궁금해서 정보를 좀 찾아보니, 굉장히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영화네요. 저 선배는 어쩌면 스스로 굉장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겠지만, 그게 주변 사람들에게는 또 다르게 비춰지고...그런 인식과 기억들은 저한테 무척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화 꼭 보고 싶어지네요. (전에 민노씨가 말씀했던 \'시민케인\'은 영화 문외한인 제게도 인상깊었습니다.) 2007. 07. 31.
  8.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은 오랜만에 들어도 늘 감동을 주는 거 같아요. 그 음악들 속에는 계절, 사람들, 그리고 어떤 향기까지도 담겨 있고요. 즐겁게 들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 ^; 2007. 07. 31.
  9. 좋은 음악 덕분에 잘 들었습니다. :)
    거기에 가즈랑님의 추억 한 켠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네요.
    (아아~ 가슴 저려요.) 2007. 08. 1.
  10. 개정된 저작권법 때문에 유투브 같은 플래시 동영상이 아니면 음악 소개하기도 힘드네요. 잘 들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그 선배는 신비한 이미지로 남아있긴 하지만 그도 고민 많고 눈물도 많던 평범한 여자이기도 했을 겁니다. ^ ^; 2007. 0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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